“전동킥보드는 자전거니까 한잔쯤은 괜찮다”는 위험한 오해
전동킥보드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도 아니고 자전거 같은 건데 술 한잔 했다고 큰 문제가 되겠느냐”는 인식도 함께 퍼졌습니다. 실제로 도로교통법은 2020년 개정으로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자전거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나 이 분류만 믿고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몰다 사람을 다치게 한다면, 단순한 도로교통법 위반을 넘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죄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2도13430 판결이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건의 쟁점 — 전동킥보드가 ‘원동기장치자전거’에 들어가는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1 제1항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를 가중처벌합니다. 문제는 전동킥보드가 여기서 말하는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어 개인형 이동장치가 ‘자전거 등’으로 분류된 이상, 자신의 행위는 더 이상 위험운전치상죄의 대상이 아니라고 다투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분류가 바뀌었어도 처벌은 그대로
대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의2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같은 조 제19호 (나)목의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문언상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정법이 통행방법 등에 관해 전동킥보드를 자전거에 준하여 규율하면서 입법기술상 편의를 위해 이를 ‘자전거 등’으로 분류했을 뿐, 원동기장치자전거와 별개의 개념으로 떼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1 제1항의 ‘원동기장치자전거’에는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도 포함됩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이 개인형 이동장치를 ‘자동차 등’이 아닌 ‘자전거 등’으로 분류했다고 해서 이를 형법 제1조 제2항이 정한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전동킥보드 운전자도 위험운전치상죄의 주체가 된다는 결론입니다.
운전자가 새겨야 할 실무적 의미
이 판결은 전동킥보드를 둘러싼 처벌의 윤곽을 분명히 합니다.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는 것 자체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에 해당하고, 여기에 더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죄로 한층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자전거로 분류되니 가볍게 끝날 것”이라는 기대는 통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험운전치상죄가 성립하려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 그 운전과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음주 정도, 사고 경위, 피해 정도, 측정 시점 등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죄명과 양형은 크게 달라지므로, 단정적으로 체념하기보다 사건의 구체적 사정을 정확히 짚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구·경북에서 전동킥보드 사고로 고민하고 계시다면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이나 그로 인한 인사사고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처음 진술의 방향과 사실관계 정리가 사건 전체의 무게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용 법조와 다툼 지점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불안 속에 혼자 판단하기 전에, 정확한 법적 위치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