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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놓았다고 바로 기수일까 — 방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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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5

핵심 요지

불을 낸 사건은 어느 대상에 불을 놓았는지에 따라 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이면 형법 제164조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고, 공용이나 공익을 위해 쓰는 건조물은 제165조로 같은 무게이며, 그 밖의 건조물은 제166조입니다. 그리고 기수가 되는 시점이 따로 있습니다. 대법원은 화력이 매개물을 떠나 목적물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기수가 된다고 봅니다. 불을 놓았다고 곧바로 기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불을 낸 사건은 어느 대상에 불을 놓았는지에 따라 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이면 형법 제164조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고, 공용이나 공익을 위해 쓰는 건조물은 제165조로 같은 무게이며, 그 밖의 건조물은 제166조입니다. 그리고 기수가 되는 시점이 따로 있습니다. 대법원은 화력이 매개물을 떠나 목적물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기수가 된다고 봅니다. 불을 놓았다고 곧바로 기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어느 건물인지가 먼저입니다

형법 제164조 제1항입니다.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또는 지하채굴시설을 불태운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제2항은 결과가 무거운 경우입니다. 그 죄를 지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제165조는 공용건조물 등 방화입니다. 불을 놓아 공용으로 사용하거나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건조물 등을 불태운 자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형의 무게가 제164조와 같습니다.

제166조는 앞의 두 조에 해당하지 않는 건조물입니다. 제1항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제2항은 자기 소유인 경우인데, 불태워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제167조는 제164조부터 제166조까지에 열거되지 않은 물건입니다. 제1항은 이를 불태워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제2항은 자기 소유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자동차나 선박은 앞의 조문에 이미 들어 있으므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지, 공용이나 공익용인지, 그 밖의 건조물인지, 앞의 조문에 열거되지 않은 물건인지에 따라 조문이 갈립니다. 그리고 제166조와 제167조 안에서는 다시 자기 소유인지를 나누고, 자기 소유라면 공공의 위험 발생이 요건이 됩니다. 조사 초기에 대상물의 성격부터 확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어 있다고 곧바로 제166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주거로 사용하는 건물은 사람이 잠시 나가 있어도 제164조의 대상일 수 있고, 주거로 쓰지 않는 건물이라도 그 안에 사람이 있었다면 제164조가 문제됩니다.

내 물건이라도 남의 것으로 봅니다

제176조가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의 소유에 속하는 물건이라도 압류 기타 강제처분을 받거나 타인의 권리 또는 보험의 목적물이 된 때에는, 방화와 실화의 죄에서는 타인의 물건으로 간주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이 보험입니다. 내 건물이니 가볍게 처리될 것이라고 보셨다면 잘못입니다. 그 건물 자체가 화재보험의 목적물로 되어 있다면 타인의 물건으로 보게 되어, 자기 소유를 전제로 한 가벼운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소유자가 어떤 보험에든 가입해 있다는 뜻이 아니라, 불에 탄 그 물건이 보험의 목적물인지가 기준입니다.

압류나 가압류가 걸려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기수가 되나

방화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입니다. 불을 놓았다는 사실만으로 기수가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방화죄는 화력이 매개물을 떠나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에 기수가 됩니다(대법원 1970. 3. 24. 선고 70도330 판결).

현주건조물방화에서는 이렇게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현주건조물방화죄가 화력이 매개물을 떠나 목적물인 건조물 스스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름으로써 기수가 된다고 보면서, 불이 완전연소에 이르지 못하고 도중에 진화되었더라도 일단 천정에 옮겨 붙은 이상 그때에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7. 3. 16. 선고 2006도9164 판결).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하나는 목적물의 중요 부분이 타서 본래의 효용을 잃어야만 기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옮겨 붙어 스스로 탈 수 있게 되면 그때 기수입니다.

다른 하나는 반대 방향입니다. 이불이나 옷 같은 매개물만 타고 건물 자체로는 옮겨 붙지 않았다면 현주건조물방화의 기수에 이르지 않습니다. 매개물과 목적물을 나누어 보는 것이 이 법리의 핵심입니다.

다만 그것으로 아무 죄도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태운 물건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제167조의 일반물건 방화가 따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166조 제2항과 제167조는 공공의 위험 발생을 요건으로 하므로, 독립연소만으로 모든 방화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화는 완전히 다릅니다

제170조가 실화입니다. 과실로 제164조 또는 제165조에 기재한 물건이나 타인 소유인 제166조의 물건을 불태운 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제2항은 과실로 자기 소유인 제166조의 물건 또는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을 불태워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인데, 역시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과실이면 언제나 벌금형뿐인 것은 아닙니다. 제171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제170조의 죄를 범한 자를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징역이 아니라 금고이지만 자유형이 있습니다. 공장이나 음식점처럼 화기를 다루는 업무를 하시는 경우에는 이 조문이 먼저 검토됩니다.

고의인지 과실인지에 따라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죄와 벌금형 또는 금고형이 있는 죄로 갈립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불을 놓을 의사가 있었는지가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집니다.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대구에서도 주택 밀집 지역이나 상가에서 화재 사건이 형사절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발화 지점과 원인을 확인합니다. 소방과 경찰의 화재조사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출발점입니다. 담뱃불이나 전기적 요인처럼 다른 원인이 배제되었는지가 고의 판단의 전제입니다.

다음으로 연소 범위를 확정합니다. 현주건조물방화에서는 건물 자체가 매개물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기수와 미수가 갈립니다. 현장 사진과 감정서의 표현을 정밀하게 대조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정리합니다. 소유자가 누구인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압류가 있는지가 제176조 적용을 좌우합니다.

마지막으로 대상물의 성격을 확정합니다. 제164조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주거로 쓰는 건물이라면 그때 비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제164조를 벗어나지 않고, 주거로 쓰지 않는 건물이라도 안에 사람이 있었다면 제164조가 문제됩니다. 공용이나 공익용 건조물이면 제165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불을 놓았으면 바로 방화죄 기수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건물 자체가 매개물의 도움 없이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지가 기준입니다(70도330). 이불이나 옷 같은 매개물만 타고 건물이 그런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면 현주건조물방화의 기수는 아닙니다. 다만 일반물건방화 등이 따로 문제될 수 있고, 제166조 제2항과 제167조는 공공의 위험 발생도 요건입니다.

Q불이 곧바로 꺼졌으면 미수 아닌가요?

꺼진 시점이 아니라 건물 자체가 매개물의 도움 없이 연소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지가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완전연소에 이르지 못하고 도중에 진화되었더라도 일단 천정에 옮겨 붙은 이상 그때 이미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는데(2006도9164), 이는 그 상태를 인정한 해당 사건의 적용례입니다. 목적물의 중요 부분이 타야만 기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내 건물에 불을 냈는데도 무겁게 처벌되나요?

형법 제176조는 자기 소유에 속하는 물건이라도 압류 기타 강제처분을 받거나 타인의 권리 또는 보험의 목적물이 된 때에는 타인의 물건으로 간주합니다. 불에 탄 그 물건이 보험의 목적물이거나 압류가 걸려 있다면 자기 소유를 전제로 한 가벼운 조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Q사람이 없는 건물이면 형이 다른가요?

비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제164조 제1항은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등을 대상으로 하므로, 주거로 쓰는 건물이라면 잠시 비어 있어도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공용이나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건조물은 제165조로 형이 같습니다. 앞의 두 조에 해당하지 않는 타인 소유 건조물이 제166조 제1항의 2년 이상 유기징역 대상이고, 자기 소유라면 공공의 위험 발생을 요건으로 제2항이 적용됩니다. 다만 제176조의 간주 규정이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실수로 난 불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의 실화라면 제170조가 적용되어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업무상과실이나 중대한 과실인 경우에는 제171조에 따라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과실이면 언제나 벌금형뿐인 것이 아니므로, 화기를 다루는 업무 중에 난 불이라면 이 조문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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