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아는 사람이 수사를 받고 있을 때 도와주려다 범인도피죄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 제151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범위가 무한정 넓지는 않습니다. 특히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하는 진술에 관하여, 대법원은 단순히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친족이나 동거의 가족이 그 범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아는 사람이 수사를 받고 있을 때 도와주려다 범인도피죄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 제151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범위가 무한정 넓지는 않습니다. 특히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하는 진술에 관하여, 대법원은 단순히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친족이나 동거의 가족이 그 범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조문과 친족 특례
형법 제151조입니다.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이 특례입니다.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하나는 대상자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여기의 죄를 범한 자를 범죄의 혐의를 받아 수사대상이 되어 있는 사람이면 진범인지 여부를 묻지 않고 해당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도152 판결). 그러므로 반드시 진범이거나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하나는 친족 특례의 범위입니다. 조문의 본인은 도와준 사람 자신이 아니라 은닉되거나 도피한 그 범인을 뜻합니다. 그래서 친족에 해당하거나 동거의 가족인 사람이 그 범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친구나 동료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도피하게 하는 행위란 무엇인가
대법원은 범인도피죄에서 도피하게 하는 행위를, 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와 재판,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봅니다. 방법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범위를 넓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범인도피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도20396 판결). 이는 이 죄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구금 상태에서의 도주처럼 별도의 죄가 되는 행위까지 면책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행위가 형사사법의 작용을 곤란하게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지게 됩니다. 숨을 곳을 마련해 주거나 도피 자금을 대 주거나 신분을 위장해 주는 행위는 여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거짓말을 했다고 모두 범인도피는 아닙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조사를 받으면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범인에 관하여 조사를 받으면서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더라도, 그것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이나 체포를 곤란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할 정도가 아니라면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도1441 판결).
공범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공범 중 한 사람이 그 범행에 관한 수사절차에서 참고인이나 피의자로 조사받으면서 자기의 범행을 구성하는 사실관계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고, 공범이 이러한 행위를 교사하더라도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2015도20396).
같은 취지로,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며 혼자 운영했다고 진술하여 공동운영자인 공범의 존재를 숨긴 사안에서 범인도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판단도 있습니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도11137 판결).
그러면 어디부터 처벌되나
선이 그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범인이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에는 범인도피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단순히 아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과, 자신이 범인이라고 나서서 수사의 방향 자체를 돌려놓는 것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사고를 낸 사람 대신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하는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가 이 선을 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대법원은 죄를 범한 자가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를 방어권의 남용으로 보아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2013도152). 스스로 도피하는 것은 이 죄로 처벌되지 않지만, 타인에게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게 하면 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부탁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킨 그 행위 자체가 범인도피죄에 해당해야 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공범이 자기 범행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한 경우는 범인도피죄가 아니므로, 그것을 부탁했더라도 교사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친족 특례는 어디까지인가
제151조 제2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실무에서 확인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신분입니다. 민법이 정한 친족에 해당하는지, 또는 동거의 가족인지를 봅니다. 둘은 선택적인 요건이어서 친족이라면 함께 살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다음은 그 범인을 위하여 한 것인지입니다. 조문의 본인은 도와준 사람이 아니라 도피한 범인을 가리킵니다. 그 범인을 위한 행위였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를 위한 행위였는지입니다. 여러 사람이 얽힌 사건에서 도피시킨 대상이 친족이 아닌 다른 공범이라면 특례는 그 부분에 미치지 않습니다.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먼저 자신의 지위를 확인합니다. 참고인인지, 공범 피의자인지, 제3자인지에 따라 위에서 본 판단이 그대로 갈립니다. 특히 스스로도 그 사건의 공범에 해당한다면 자기 범행에 관한 진술은 범인도피죄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진술의 성격을 정리합니다. 알고 있는 것을 말하지 않은 것인지, 적극적으로 없는 사실을 만들어 수사기관을 다른 방향으로 이끈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친족관계를 증명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으로 친족 여부와 동거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탁을 받은 경위를 정리하십시오. 누가 먼저 요청했는지가 교사 여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모른다고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대법원은 참고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묵비하거나 허위로 진술하였더라도,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을 기만하여 착오에 빠지게 함으로써 범인의 발견이나 체포를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니라면 범인도피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91도1441). 이는 수사기관에서 하는 진술에 관한 기준이고, 은신처나 도피자금을 제공하는 행위까지 기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Q가족이 숨겨 준 경우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151조 제2항은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그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의 본인은 도와준 사람이 아니라 도피한 그 범인을 뜻합니다. 친족에 해당하는지 또는 동거의 가족인지를 보므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준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대신 운전했다고 말해 준 경우는 어떤가요?›
대법원은 범인이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 범인도피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2000도4078). 아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과 스스로 범인이라고 나서는 것은 평가가 다릅니다.
Q공범이 제 범행을 숨기려고 거짓말한 경우는요?›
대법원은 공범 중 한 사람이 수사절차에서 자기의 범행을 구성하는 사실관계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경우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고, 공범이 이를 교사하더라도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2015도20396).
Q스스로 도망친 것도 죄가 되나요?›
스스로 도피한다는 사정만으로 범인도피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게 하면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2013도152). 다만 공범이 자기 범행에 관하여 허위진술이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2015도20396과 같은 경우에는 그 교사도 성립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