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세금이나 대출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이런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하고,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한 이름을 빌린 사람과 빌려준 사람을 모두 처벌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그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이름을 빌린 사람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고소로 되찾는 길이 막혀 있다는 뜻입니다.
세금이나 대출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이런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하고,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한 이름을 빌린 사람과 빌려준 사람을 모두 처벌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그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이름을 빌린 사람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고소로 되찾는 길이 막혀 있다는 뜻입니다.
약정 자체가 무효입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제4조는 그 효력을 정합니다. 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하고, 제2항은 그 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물권변동도 무효로 합니다. 다만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이 명의신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제3항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이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그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겼다면, 등기가 무효라는 이유로 그 제3자에게서 되찾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양쪽 모두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제7조가 벌칙입니다. 제1항은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신탁자, 곧 이름을 빌린 실제 주인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제2항은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수탁자, 곧 이름을 빌려준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름을 빌려준 쪽이 더 가볍기는 하지만 처벌 대상인 것은 같습니다. 부탁을 들어준 것뿐이라는 생각으로 이름을 빌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실제로 등기를 마치면 형사책임이 함께 생깁니다.
다만 특례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8조는 종중, 배우자, 종교단체에 관하여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4조부터 제7조까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중 제2호가 배우자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입니다.
그래서 배우자 명의 등기는 위와 같은 목적이 없다면 무효도 아니고 처벌 대상도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와 자녀 사이나 형제자매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특례가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대구·경북에서도 상속이나 사업자금 문제로 가족 사이에 이름을 빌리는 일이 적지 않은데, 가족이면 다 괜찮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팔아 버렸다면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상황이 이것입니다. 매수자금을 부담한 명의신탁자가 있는데 등기는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고, 그 사람이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잡혔을 때입니다.
예전에는 횡령죄로 고소하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를 바꾸었습니다. 명의신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계약을 맺고 등기만 곧바로 다른 사람 앞으로 넘긴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그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더라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이유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소유권입니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이름을 빌려준 사람 명의의 등기는 무효이므로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그러니 이름을 빌려준 사람을 두고 남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신임관계입니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법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신임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명의신탁약정 자체가 무효이고 법이 금지하며 처벌까지 하는 관계이므로 형법이 보호할 신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이와 배치되는 종전 판단을 변경하며 해당 판결들을 폐기했습니다.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계약명의신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아예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부동산을 사고 자기 앞으로 등기를 마치는 형태를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합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에도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남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남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도 볼 수 없어, 그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횡령죄나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도 종전 판례를 인용하며 이 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전원합의체의 직접 쟁점은 중간생략등기형에서의 횡령죄였습니다.
한편 제4조 제2항 단서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명의신탁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이름을 빌려준 사람 앞으로의 물권변동은 유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에도 명의신탁약정 자체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고, 자금을 부담한 사람이 곧 소유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리하면 수탁자의 임의처분을 횡령죄나 배임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명의신탁의 유형과 법리에 따라 크게 제한됩니다. 그리고 고소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명의신탁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제7조 제1항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먼저 어떤 형태의 명의신탁인지 가려야 합니다. 실제 주인이 매매계약의 당사자였는지,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당사자였는지,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등기의 효력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대법원도 중간생략등기형인지 매도인이 알고 있던 계약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법률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계약서와 자금 흐름, 매도인과 주고받은 연락을 함께 놓고 보아야 합니다.
그다음은 민사적으로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부동산이나 부담한 금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였는지, 매도인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경위로 처분되었는지에 따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형사 쪽 길이 제한된다고 해서 모든 길이 막힌 것은 아닙니다.
아직 시작 전이라면 답은 간단합니다. 세금이나 대출을 이유로 다른 사람 이름을 빌리는 것은 제8조의 특례에 해당하지 않는 한 처벌 대상이고, 문제가 생겨도 형사고소로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가족 이름으로 사 둔 것도 처벌되나요?›
가족이라고 모두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법 제8조 제2호는 배우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제4조부터 제7조까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부모와 자녀나 형제자매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특례가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Q이름만 빌려준 사람도 처벌되나요?›
제7조 제2항이 명의수탁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빌린 쪽보다 형은 가볍지만 처벌 대상인 것은 같습니다.
Q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팔아 버렸다면 횡령으로 고소할 수 있나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입니다(2014도6992). 등기가 무효여서 명의신탁자가 소유자가 아니고, 무효인 약정에 법이 보호할 신임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Q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되찾을 수 있나요?›
제4조 제3항은 명의신탁의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등기가 무효라는 사정만으로 넘겨받은 제3자에게서 되찾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대응은 거래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Q그러면 아무 방법도 없나요?›
수탁자의 임의처분을 횡령이나 배임으로 처벌하는 길은 크게 제한되지만, 부동산이나 부담한 금전의 반환을 민사로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합니다. 명의신탁의 형태와 매도인이 사실을 알았는지에 따라 상대방과 내용이 달라지므로 계약서와 자금 흐름부터 정리하셔야 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경북 전담센터는 명의신탁이 문제 된 사건을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였는지, 매도인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부터 가려 살펴 드립니다. 형사와 민사가 얽히는 사안이므로 고소나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청수로 133, 4층(황금동, JM타워) / 053-767-5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