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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는 통할까 — 대구에서 늘어나는 보이스피싱 가담자의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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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4

핵심 요지

보이스피싱은 통장을 넘기거나 현금을 수거·전달하는 등 역할을 나눠 저지르는 조직범죄입니다. 단순히 아르바이트로 알았더라도 정황에 따라 사기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고, 통장을 넘기는 것은 그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에서 연루되었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대구경찰청은 2026년 들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며 관련 사건을 잇달아 공개했고, 최근에는 해외에 거점을 둔 사기 조직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함께 늘어나는 것이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통장을 빌려줬다”, “심부름인 줄 알고 돈을 전달했다”며 조사를 받게 되는 사례입니다. 대구·경북에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단 역할에 연루되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은 특정 진행 중인 사건의 유·무죄를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라(수사·재판 중인 사건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보이스피싱 가담이 어떤 법리로 처벌되는지를 제도와 판례를 따라 정리하는 해설입니다.

보이스피싱은 통장을 넘기는 행위, 현금을 수거·전달하는 행위, 계좌에 들어온 돈을 인출하는 행위가 각기 다른 법 조항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나는 말단이니까 가볍다”거나 반대로 “가담했으니 무조건 무겁다”는 식의 단정은 모두 위험합니다. 아래에서는 처벌의 구조를 층위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참고로 인용하는 형벌 조항은 현행법을 기준으로 설명하되, 과거에 벌어진 행위에는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행위 당시의 법(행위시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보이스피싱은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눠 저지르는 조직범죄다

보이스피싱은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저지르는 범죄가 아닙니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거는 콜센터 상담원, 피해자를 유인하는 대본 작성자, 대포통장을 모으는 통장 모집책, 피해자에게서 직접 현금을 받아오는 현금 수거책, 계좌에 들어온 돈을 뽑아 상위 조직에 올려 보내는 인출책과 자금세탁책이 역할을 나누어 움직입니다. 편취금을 가로채는 행위 자체는 형법 제347조의 사기에 해당하고, 현행법상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한 경우에도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었는지에 따라 곧바로 형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가담’이라도 그 사람이 편취 과정에 실행을 분담했는지, 다른 사람의 범행을 도왔을 뿐인지, 아니면 범행에 이용될 줄 몰랐는지에 따라 공동정범·방조·무죄로 평가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자신의 역할과 인식을 사실관계에 근거해 정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통장이나 카드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문제 되는 층위는 접근매체, 즉 통장·현금카드·비밀번호 등을 넘기는 행위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은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하거나,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대여·보관·전달·유통한 자, 그리고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보관·전달·유통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이 처벌이 사기의 고의와는 별개로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그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쓰일 줄 몰랐더라도, 접근매체를 넘긴 행위 자체가 독립된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잠깐 빌려준 것뿐”이라거나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해명이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상 양도라 하더라도 양도·양수 자체가 금지되고, 계좌 관련 정보를 넘기는 것도 별도로 규율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성립 여부와 형량은 넘긴 매체의 종류, 대가의 유무, 사용 경위 같은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통장을 넘긴 사실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동일하게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금을 수거하거나 전달한 사람도 사기의 공범이 될 수 있다

다음 층위는 피해자에게서 현금을 직접 받아오거나 이를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수거·전달책은 편취 행위의 실행을 나누어 맡은 것으로 보아 사기의 공동정범이 되거나, 사정에 따라 방조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1716 판결은 이 지점에서 참고가 됩니다. 이 판결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의 공모와 범의는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결합과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미필적 인식이면 충분하고, 범행 전체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다는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한 것으로, 대법원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방향의 법리를 밝힌 것이지 그 자체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현금 수거·전달과 인출 행위에는 사기죄 외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도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징역과 벌금이 언제나 함께 부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병과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는 해명은 정황으로 판단한다

수거·전달·인출책이 가장 많이 하는 해명이 “고수익 아르바이트인 줄만 알았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곧바로 배척하지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고 정황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2024도11716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용 경위가 통상적인 아르바이트와 얼마나 다른지,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을 나누어 보내는 등 비정상적인 지시가 있었는지, 수거·전달의 횟수와 금액 규모, 보수를 받는 방식, 피고인의 경력과 사회 경험 같은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르바이트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자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기방조 부분에 대해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통장을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사기방조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같은 해명이라도 정황에 따라 공동정범이 되기도 하고, 방조가 되기도 하며, 무죄가 되기도 합니다.

사기 공범이 아닌 계좌명의인이 들어온 돈을 빼내면 횡령이 문제된다

조금 더 복잡한 층위가 계좌명의인의 인출입니다. 앞서 본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사기의 공범이 아닌 계좌명의인이 자신의 통장에 잘못 송금·이체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임의로 인출해 써 버리면 사기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한정적 긍정). 계좌명의인은 피해자를 위해 그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만약 그 계좌명의인이 애초에 사기의 공범이라면, 별도의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고 통장을 넘겨받은 사기범에 대한 관계에서도 횡령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실제로 파기환송된 것은 횡령 부분이고, 사기방조 부분은 앞서 본 것처럼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무죄가 확정된 부분’과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된 부분’은 구분해서 이해해야 하며, 계좌명의인의 형사책임은 그 사람이 사기에 가담했는지, 돈의 성격을 알고 인출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대구에서 보이스피싱에 연루됐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보이스피싱 가담은 통장 양도(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현금 수거·전달(사기 공동정범·방조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계좌명의인의 임의인출(횡령)이라는 서로 다른 층위로 나뉘고, 각 층위는 행위의 태양과 고의·인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조사 초기에 자신이 어느 층위에 있는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몰랐는지를 정확히 정리하는 일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대구·경북에서 이런 사건은 관할 경찰서의 수사부서와 검찰의 경제·형사 계통에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범인지, 가담 정도가 어떠한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법정형과 실제 선고형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처음 진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 몇 달의 절차가 달라지므로, 조사에 임하기 전에 정확한 법적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사 출석을 앞두고 있다면 피의자 신분 조사 출석 시 체크리스트를 먼저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고 법령

자주 묻는 질문

Q통장을 빌려주기만 했는데도 처벌받나요?
접근매체를 넘기는 행위는 사기의 고의가 없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무상으로 잠깐 빌려준 경우라도 양도·양수·대여·전달 자체가 금지되므로, 사용 경위와 대가 유무 등에 따라 형사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정말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는데도 처벌되나요?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는 채용 경위의 이례성, 지시의 비정상성, 수거·전달 횟수와 금액, 보수 방식 등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24도11716 취지). 다만 해명이 늘 배척되는 것은 아니며, 사안에 따라 무죄가 될 수도 있어 초기 소명이 중요합니다.
Q현금을 전달만 했어도 사기죄가 되나요?
수거·전달책도 편취 행위의 실행을 분담한 것으로 보아 공모가 인정되면 사기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고, 사정에 따라 방조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도 있어, 가담 정도와 인식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Q제 통장에 들어온 돈을 찾아 쓰면 어떤 죄가 되나요?
사기의 공범이 아닌 계좌명의인이 통장에 송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임의로 인출해 쓰면 사기 피해자에 대한 횡령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다만 계좌명의인이 사기 공범이라면 별도의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Q대구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기 진술과 자신의 가담 정도에 대한 소명이 사건의 방향을 크게 좌우합니다. 통장 양도·현금 수거·계좌 인출 중 어느 층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방어 논리가 달라지므로, 지역 형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보이스피싱 연루, 초기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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