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값을 치르지 않으면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9호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대상이 됩니다. 주문할 때부터 값을 치를 의사나 능력 없이 낼 것처럼 주문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문제되고, 대법원은 손님에게 민사상 음식값을 갚을 의무가 남는 것과 사기죄가 양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서장이 통고처분을 했다면 납부기간 안에는 원칙적으로 즉결심판 청구도 공소제기도 할 수 없고, 납부하지 않으면 경찰서장이 즉결심판을 청구해야 하며 검사가 같은 행위로 공소를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하고 상습사기로 기소한 부분을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술자리가 길어져 계산할 때가 되었는데 지갑에 돈이 없거나, 카드가 거절되어 식당 주인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경찰이 와서 무전취식이라는 말을 들으면 벌금 몇만 원으로 끝나는지, 사기죄로 재판을 받는지 걱정이 앞섭니다. 대구·경북의 식당과 주점에서도 생길 수 있는 무전취식의 처리 기준을 경범죄 처벌법과 형법,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경범죄 처벌법의 무전취식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9호는 영업용 차 또는 배 등을 타거나 다른 사람이 파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 값을 치르지 아니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형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이 조항의 문언은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값을 치르지 않은 행위를 적고 있을 뿐, 상대방을 속였는지를 요건으로 적고 있지 않습니다. 기망을 요건으로 하는 뒤의 사기죄와 이 점에서 구별됩니다.
처음부터 낼 생각이 없었다면 사기죄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상습으로 저지르면 제351조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대법원은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사기죄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무전취식을 예로 들었습니다. 음식물을 사겠다는 주문은 값을 낼 생각이 없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고, 식당 주인은 그 사정을 모른 채 착오에 빠져 음식을 내주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손님에게 민사상 음식값을 갚을 의무가 따로 남는다고 해서 사기죄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대법원 1978. 6. 13. 선고 78도721 판결).
결국 사기죄가 되는지는 주문할 당시에 값을 치를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먹고 난 뒤에야 지갑을 두고 온 사실을 알게 된 경우와, 처음부터 돈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낼 것처럼 주문한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통고처분을 받으면 절차가 정해집니다
경찰서장은 범칙자로 인정되는 사람에게 이유를 밝힌 서면으로 범칙금을 부과하고 납부를 통고할 수 있습니다(제7조 제1항). 다만 통고처분서 받기를 거부한 사람, 주거 또는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 그 밖에 통고처분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에게는 통고하지 않습니다.
통고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범칙금을 내야 하고(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5일 이내), 그 기간에 내지 못하면 다음 날부터 20일 이내에 100분의 20을 더한 금액을 낼 수 있습니다(제8조 제1항·제2항). 이 기간에도 내지 않으면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해야 하지만, 청구 전까지 100분의 50을 더한 금액을 내면 청구하지 않고, 청구된 뒤에도 선고 전까지 그 금액을 내고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청구를 취소해야 합니다(제9조 제1항·제2항). 범칙금을 낸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받지 않습니다(제8조 제3항, 제9조 제3항).
통고처분 뒤 사기죄로 기소된 사건
대법원은 경찰서장이 범칙행위에 대하여 통고처분을 한 이상, 범칙금 납부기간까지는 원칙적으로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검사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범칙금을 납부기간이 지나도록 내지 않았다면 경찰서장이 즉결심판을 청구해야 하고, 검사는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경찰서장은 형사소추를 위하여 이미 한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사건의 피고인은 새벽에 무전취식으로 통고처분을 받았는데, 같은 날 다른 범행으로 현행범 체포되었습니다. 담당 경찰관은 동종 전력을 확인하고 통고처분을 취소하고 상습사기죄로 입건하겠다는 수사보고서를 작성했고, 검사는 새벽의 무전취식까지 포함해 상습사기죄로 기소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미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범칙행위에 대한 공소제기는 부적법하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사정만으로 유효한 취소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납부기간 안에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하고 공소를 제기할 수도 없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1. 4. 1. 선고 2020도15194 판결).
대구·경북에서 무전취식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첫째, 주문할 당시 가지고 있던 돈과 카드, 계좌 잔액을 확인하십시오. 값을 치를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가 사기죄 여부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둘째, 계산하지 못한 이유와 그 뒤의 행동을 정리하십시오. 연락처를 남기거나 나중에 갚겠다고 했는지, 그대로 자리를 떠났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셋째, 통고처분서를 받았다면 받은 날짜와 납부기간을 확인하고 서류를 보관하십시오. 이미 통고처분을 받은 같은 행위가 사기죄로 다시 다뤄진다면 그 절차가 적법한지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경북전담센터는 무전취식 사건을 주문 당시의 지불 의사와 능력, 이후의 행동, 통고처분 절차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음식값을 못 내면 무조건 사기죄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기죄는 주문할 때부터 값을 치를 의사나 능력 없이 낼 것처럼 속인 경우에 문제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제 값을 치르지 않은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9호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대상이 됩니다.
Q나중에 음식값을 갚으면 사기죄가 없어지나요?›
대법원은 무전취식의 경우 손님에게 민사상 음식값을 갚을 의무가 남는 것과 별개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대법원 1978. 6. 13. 선고 78도721 판결). 나중에 갚았다는 사정은 피해 회복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미 성립한 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Q범칙금을 내면 끝나나요?›
경범죄 처벌법 제8조 제3항과 제9조 제3항은 범칙금을 낸 사람이 그 범칙행위에 대하여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Q통고처분을 받았는데 나중에 사기죄로 기소되었다면요?›
대법원은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범칙행위에 대해 납부기간 안에 통고처분을 임의로 취소하고 같은 행위로 공소를 제기한 것을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4. 1. 선고 2020도15194 판결). 통고처분의 날짜와 내용을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여러 번 반복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사기죄를 상습으로 저지른 경우 형법 제351조에 따라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동종 전력이 확인되면 상습사기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