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사기죄는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가 인과관계로 이어져야 하고, 대법원은 재산권과 무관한 기대의 침해나 계약 위반만으로는 기망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만큼 본질적인 위반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사단법인 이사장이 지역 노래자랑 행사를 공원에서 연다며 기부금 500만원을 받았는데 행사는 전년과 같은 광장에서 열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추대 수락서에 개최장소가 없고, 개방형 행사이며 두 장소가 인접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장소는 기부의 본질적 요소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지역 행사에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들었던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행사가 열렸다면 기부금을 받은 쪽은 사기죄로 처벌될까요. 장소가 기부를 결심한 이유였다고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대법원은 2026년 이런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기부금 사기에서 기망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을 조문과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사기죄는 기망과 처분행위가 이어져야 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2025년 12월 23일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고, 그 전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었습니다. 아래 사건은 2023년의 일이어서 개정 전 법정형이 적용되는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와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성격·경험·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봅니다.
계약 내용의 본질적인 부분이어야 합니다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처분행위의 대상인 재산권과 무관한 기대나 이익이 침해되었거나 계약 위반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기망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 위반 때문에 계약 내용대로 이행되더라도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평가할 만큼 계약 내용에 본질적인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합니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5도10570 판결 등).
행사 장소가 바뀐 기부금 사건
판결에 나타난 사건에서 피고인은 지역 문화행사를 열어 온 사단법인의 이사장이었습니다. 법인은 2022년 구청 보조금을 받아 한 광장에서 구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노래자랑 행사를 열었습니다. 피고인은 2023년 8월 피해자에게 인근 공원에서 행사를 여는데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을 맡아 달라고 했고, 피해자는 공원 특설무대가 적힌 포스터 파일을 받은 뒤 500만원을 법인 계좌로 보냈습니다.
그러나 행사는 원래대로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검사는 행사가 이미 광장에서 열리기로 정해져 있었고 장소 변경도 불가능했는데 공원에서 연다고 속여 기부금을 받았다며 기소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이 공원 근처에서 자랐고 지인들도 그곳에 살아 공원 개최를 조건으로 기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원심은 사기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행사 장소는 기부의 본질적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쓴 추대 수락서에 발전기금 500만원을 기부한다는 내용과 입금과 동시에 법인에 귀속되어 반환되지 않는다는 문구만 있고 개최장소는 적혀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피해자는 행사 취지에 공감해 기부금을 내고 대회장을 맡는 것을 주된 요소로 삼아 기부한 것으로 보일 뿐, 어디서 열리는지가 기부의 본질적 요인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행사는 구민과 소상공인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개방형 행사로 전년도에도 같은 광장에서 열렸고, 두 장소가 같은 구 안에 인접해 있어 장소 차이로 기부 목적 달성에 중대한 장애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장소 변경을 시도했고 공원 개최 포스터가 게시되기도 했다는 담당 공무원의 증언도 있어 기망의 의사를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비본질적인 부분에 관한 분쟁은 민사적 수단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므로 형벌권 행사에 신중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21542 판결).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되므로 이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기부나 후원을 둘러싼 분쟁이 생겼다면
첫째, 기부약정서나 추대 수락서, 후원 계약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이 사건에서도 문서에 개최장소가 적혀 있지 않았다는 점이 판단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둘째, 기부를 결심하게 된 조건이 있었다면 그 조건이 문서나 메시지에 명확히 남아 있는지, 상대방이 그 조건을 알고 받아들였는지를 정리하십시오. 개인적인 선호에 그치는지, 기부의 목적과 직결되는 조건인지가 갈리는 지점입니다.
셋째, 기부금을 받은 쪽이라면 행사의 목적과 기부금의 실제 사용처,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려고 노력한 경위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십시오.
넷째, 형사고소에 앞서 반환 청구 등 민사적 해결 방법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 사무소는 사기 사건을 약정의 내용, 의사표시의 경위, 재산 처분과의 인과관계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약속과 다르게 진행되면 모두 사기죄가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재산권과 무관한 기대의 침해나 계약 위반만으로 기망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그 위반으로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할 만큼 본질적인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Q기부금도 사기죄의 대상이 될 수 있나요?›
될 수 있습니다. 기부의 본질적 요소에 관해 상대방을 속여 기부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 됩니다. 다만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행사 장소가 기부의 본질적 요소가 아니었다고 보아 사기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도21542 판결).
Q사기죄의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2025년 12월 23일 개정된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개정 전 행위에는 원칙적으로 행위 당시의 법정형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Q기부한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나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약정의 내용과 사용 경위에 따라 민사상 다툴 여지는 따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런 분쟁은 민사적 수단으로 합리적인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위 사건의 추대 수락서처럼 반환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면 그 효력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이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었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으므로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