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로 인해 사람을 다치게 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운전자의 안전뿐 아니라 승객과 보행자 등 공중의 교통안전을 보호하는 규정이어서, 대법원은 넓은 도로에서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한 승용차의 운전자를 폭행해 다치게 한 경우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어도 제2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공중의 교통안전을 해칠 우려가 없는 곳에서 계속 운행할 의사 없이 자동차를 세운 상태라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 조항의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뜻하므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기사와 말다툼 끝에 손이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가 신호 대기로 서 있었으니 단순 폭행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면 형법상 폭행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운전자 폭행이 언제 성립하는지, 차가 멈춰 있던 경우와 오토바이 운전자인 경우는 어떻게 다른지 조문과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운전자 폭행을 따로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 제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제2항은 그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형법 제260조의 일반 폭행죄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제5조의10에는 이런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여 운전자나 승객 또는 보행자 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신호 대기로 서 있었더라도
술에 취한 승객이 신호 대기를 위해 차량 통행이 잦은 넓은 도로에 정차 중이던 승용차의 운전자를 손으로 두 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심은 제2항이 운전자 폭행으로 교통사고 같은 구체적 위험이 생겨 불특정 다수가 다친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죄가 공공의 교통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처벌하는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이고, 제2항은 그 결과로 상해나 사망에 이른 경우를 무겁게 처벌하는 결과적 가중범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여 운전자를 다치게 했다면 교통사고가 없었어도 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또한 현행 제1항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용 자동차의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에 포함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운행이 이미 끝났다면
반대로 운행이 끝난 뒤의 폭행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택시 승객이 도로에서 기사를 여러 차례 때리자 기사가 200미터 떨어진 경찰서 구내로 들어가 차를 세웠고, 그 뒤에도 승객이 계속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 운행할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상태의 운전자에 대한 폭행처럼 보호법익의 침해가 예상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경찰서 구내에서의 폭행은 운전자 폭행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운전자의 상해가 운행 중 폭행 때문에 생겼다는 증명도 부족하다고 보아, 운행 중 폭행에 대해서만 제1항을 적용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4375 판결).
오토바이 운전자를 폭행했다면
이 조항의 자동차가 무엇인지도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조문의 형식과 입법 취지, 다른 가중처벌 규정과의 관계를 종합하여 여기서 말하는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의 자동차를 의미하고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법의 다른 조항들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따로 적어 포함시키는데 이 조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라고만 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운행 중인 오토바이 운전자를 폭행해 다치게 했지만, 오토바이가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라는 증명이 없어 운전자 폭행은 인정되지 않고 형법상 상해죄로 처벌되었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도1013 판결). 상해죄도 형법 제257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해지는 죄입니다.
대구·경북에서 운전자 폭행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첫째, 폭행 당시 차량이 어디에 어떤 상태로 서 있었는지 확인하십시오. 도로 위 신호 대기였는지, 승하차를 위한 일시 정차였는지, 운행을 마치고 세운 것이었는지가 적용 조항을 가릅니다.
둘째, 택시나 버스의 영상기록장치 원본을 확보하십시오. 폭행 시점과 차량의 움직임이 영상으로 확인됩니다.
셋째, 상해가 있다면 어느 시점의 폭행으로 생긴 것인지 따져 보아야 합니다. 운행 중 폭행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넷째, 운전자가 탄 차량이 자동차인지 원동기장치자전거인지도 확인할 사항입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경북전담센터는 운전자 폭행 사건을 운행 상태, 폭행과 상해의 시점, 차량의 종류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신호 대기 중인 택시 기사를 때려도 운전자 폭행인가요?›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넓은 도로에서 신호 대기를 위해 정차 중이던 운전자를 폭행해 다치게 한 사건에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 제2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Q교통사고가 나지 않았는데도 무겁게 처벌되나요?›
대법원은 이 죄를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아, 교통사고 없이 운전자만 다친 경우에도 제2항의 운전자 폭행치상이 성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2항 중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Q차를 세운 뒤에 때렸다면요?›
공중의 교통안전을 해칠 우려가 없는 곳에서 계속 운행할 의사 없이 차를 세운 상태였다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경찰서 구내에 차를 세운 뒤의 폭행을 운전자 폭행으로 보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4375 판결). 다만 일반 폭행이나 상해는 별도로 문제 됩니다.
Q오토바이 운전자를 때린 경우도 같나요?›
이 조항의 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를 뜻하므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2도1013 판결). 이 경우 형법상 폭행이나 상해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오토바이가 제외되는 것은 아니고,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에 해당하는 이륜차인지 원동기장치자전거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Q기사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형법상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는 형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