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보복운전은 법에 따로 정해진 죄명이 아니라, 자동차로 특정한 상대방에게 겁을 주거나 폭행·손괴를 했을 때 자동차의 사용 방식에 비추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고 각 죄의 고의 등 요건을 갖추면 형법의 특수협박(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특수폭행, 특수손괴(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성립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상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단순 협박·폭행과 달리 특수협박과 특수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자동차를 이용한 이런 범죄는 운전면허 취소·정지 사유이기도 합니다.
끼어들기 시비 끝에 화가 나서 앞으로 끼어든 뒤 급정거를 했습니다. 부딪히지도 않았고 몇 초 만에 지나간 일이었는데, 상대방이 블랙박스 영상을 들고 신고해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됩니다. 대구·경북의 도로에서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차로 겁을 준 것이 왜 흉기를 든 협박처럼 무겁게 다루어지는지, 대법원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보복운전이라는 죄명은 없습니다
형법에는 보복운전이라는 이름의 죄가 따로 없습니다. 운전 중 특정한 상대방을 겨냥해 겁을 주거나 차로 밀어붙였을 때, 자동차의 사용 방식에 비추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고 협박·폭행·손괴의 고의 등 해당 죄의 요건을 갖추면 형법의 특수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84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한 경우를 특수협박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폭행하면 제261조의 특수폭행, 다른 사람의 차를 손괴하면 제369조 제1항의 특수손괴로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상해의 고의로 상대방을 다치게 했다면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가 성립할 수 있고,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폭행의 고의만 있었는데 상해 결과가 생긴 경우에는 제262조의 폭행치상 등 고의와 결과에 따라 적용 죄명을 따로 판단합니다.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조문들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말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입니다. 대법원은 같은 문구를 쓰던 개정 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관해, 위험한 물건은 흉기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생명·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을 말하고,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진 칼·가위·유리병·공구·자동차 등도 사람의 생명·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위험한 물건이라고 보았습니다. ‘휴대하여’는 몸에 지니는 것뿐 아니라 널리 이용한다는 뜻도 포함한다고 했습니다.
그 사건에서 운전자는 견인료를 내라며 차 앞을 막아선 교통관리직원의 다리를 승용차 앞범퍼로 들이받고 약 1미터를 진행해 넘어뜨렸고, 대법원은 승용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597 판결).
자동차라고 항상 위험한 물건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인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이 기준은 자동차로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남의 재물을 손괴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그 사건은 이혼 분쟁 중 자녀를 데리고 떠나려는 상대방 일행을 막으려고 소형 승용차로 중형 승용차를 충격한 경우였습니다. 두 차 모두 정차해 있다가 막 출발하는 상태라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차량 손괴와 피해자들의 상해도 비교적 가벼웠습니다.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결국 보복운전 사건에서는 속도, 차간 거리, 급정거나 진로 방해가 이어진 시간, 도로의 상황, 실제 충돌 여부가 함께 따져집니다. 같은 급정거라도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에서 바짝 붙은 상태였는지, 신호 대기 중 천천히 움직이던 상태였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합의하면 끝날까
단순 협박과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283조 제3항, 제260조 제3항). 그러나 이 조항들은 각각 제283조 제1항·제2항과 제260조 제1항·제2항의 죄에만 적용되고, 특수협박이나 특수폭행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복운전이 특수협박으로 다루어지면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사건이 그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합의는 처분과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으로 남습니다.
난폭운전과는 무엇이 다른가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진로변경 금지 위반·급제동 금지 위반 등 정해진 행위 가운데 둘 이상을 연달아 하거나 하나를 지속·반복하여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것을 난폭운전으로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제151조의2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난폭운전은 이런 운전 방식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특정한 상대방을 겨냥해 자동차로 겁을 주거나 들이받았다면 형법의 특수협박·특수폭행·특수손괴가 문제되고, 법정형도 훨씬 무겁습니다.
운전면허도 함께 문제됩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0호의2는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 등을 이용하여 특수상해·특수폭행·특수협박·특수손괴를 한 경우를 운전면허 취소 또는 1년 이내 정지 사유로 정합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행정안전부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면허 처분이 이루어집니다.
보복운전으로 신고를 당하셨다면
첫째, 블랙박스 영상을 먼저 확보하십시오. 내 차의 영상에는 상대방 차의 움직임과 시비의 시작이 함께 담겨 있어, 상대방이 제출한 영상과 다른 장면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둘째, 당시 속도와 차간 거리, 급정거가 이어진 시간을 확인하십시오.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이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로 판단되므로 이 수치가 중요합니다.
셋째, 겁을 줄 생각이 아니었다면 그 이유를 객관적 사정으로 정리하십시오. 앞차의 갑작스러운 감속이나 도로 상황 때문이었다는 사정은 영상과 도로 구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넷째, 피해자와의 합의는 서두르되,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진술 방향을 함께 정하십시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경북전담센터는 보복운전 사건을 영상 분석, 위험한 물건 해당 여부, 고의의 존부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부딪히지 않았는데도 특수협박이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특수협박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하면 성립하고, 대법원은 같은 문구를 쓰던 개정 전 폭력행위처벌법 사건에서 ‘휴대하여’에 널리 이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해석했습니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597 판결). 다만 이 판결은 개정 전 폭력행위처벌법 사건으로, 자동차로 사람을 들이받은 경우였습니다. 실제 충돌이 없었다는 사정은 위험성을 판단할 때 고려됩니다.
Q보복운전의 처벌은 얼마나 되나요?›
특수협박은 형법 제284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특수폭행과 특수손괴는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상해의 고의로 상대방을 다치게 했다면 특수상해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고, 폭행의 고의만 있었는데 다친 경우에는 고의와 결과에 따라 적용 죄명이 따로 판단됩니다.
Q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단순 협박·폭행과 달리 특수협박과 특수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합의는 처분과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입니다.
Q천천히 부딪힌 경우에도 위험한 물건이 되나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정차했다가 막 출발하는 상태에서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손괴와 상해가 가벼웠던 사건에서, 상대방이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험한 물건이 아니라고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도3520 판결).
Q보복운전으로 운전면허도 취소되나요?›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0호의2에 따라 자동차 등을 이용한 특수상해·특수폭행·특수협박·특수손괴는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정지할 수 있는 사유입니다. 구체적인 처분은 행정안전부령이 정한 기준에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