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가 되려면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을 갖추어야 하지만, 이 요건들은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로 종합 평가되고 긴급성과 보충성은 모든 적법한 수단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다는 의미로서 다른 요소와 함께 종합됩니다. 집에 찾아온 친척에게 주먹과 서랍으로 맞아 손가락을 다친 데 이어 가위로 죽이겠다는 위협까지 받자 부엌칼을 들고 맞서며 욕설을 한 사건에서, 원심은 특수협박을 유죄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직접 112에 신고하고 경찰이 올 때까지 추가 위협 없이 부엌에 머물렀으며, 다툼의 근원적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고 피고인의 행위가 상대적으로 훨씬 가벼웠다는 점 등을 들어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선 수동적·소극적 행위로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때리고 흉기까지 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겁이 나 부엌칼을 집어 들었다면, 그 자체로 특수협박이 될까요. 흉기를 든 행위는 위험해 보이지만, 법은 일정한 경우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봅니다. 대법원은 2026년 이런 사건에서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특수협박 정당행위의 기준을 조문과 판결로 정리해 드립니다.
특수협박과 정당행위
형법 제284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한 경우 특수협박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일반 협박죄(제283조 제1항)가 3년 이하의 징역 등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무겁습니다.
다만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행위라면 위법성이 없어 처벌되지 않습니다.
정당행위의 다섯 요건은 종합해서 봅니다
대법원은 정당행위가 되려면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도2389 판결 등).
이 요건들은 서로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로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하고, 긴급성과 보충성은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할 뿐 일체의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까지 요구하는 독립적인 요건은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6527 판결 등). 또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권장된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처벌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보았습니다.
집에 찾아온 친척과의 다툼
2026년 판결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과거 친척인 피해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가족들에게 알렸습니다. 이에 격분한 피해자가 피고인의 집에 찾아와 기다리다가 퇴근해 현관문을 연 피고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고, 둘은 서로 맞붙어 싸웠습니다. 함께 살던 가족이 말려 잠시 떨어졌지만, 피해자는 서랍 두 개를 던져 피고인의 손가락에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히고 다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뒤 가위를 들고 죽이겠다는 취지로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피고인은 싱크대 위의 부엌칼을 들고 “죽고 싶으면 와 봐라”는 취지로 말하며 피해자와 대치했습니다. 피고인은 그 상황에서 직접 112에 신고했고, 피해자가 가위를 내려놓은 뒤에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칼을 든 채 부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원심은 이 행위를 특수협박으로 보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수동적·소극적 대응이라면 정당행위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퇴근하자마자 일방적으로 찾아온 피해자의 갑작스러운 폭력에 상당히 놀라고 위협을 느꼈을 것이고, 이미 여러 차례 공격을 받은 상태에서 가위로 생명을 위협받자 추가 가해가 없으리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부엌칼을 들고 한 말은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공포심과 추가 가해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툼의 발단과 경위에 비추어 피해자의 책임이 근원적이고 더 무거운 점, 피고인의 행위가 상대적으로 훨씬 가볍고 피해도 피고인이 더 컸던 점, 피고인이 직접 112에 신고해 수사기관의 해결을 요청했고 추가 위협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소극적으로 한 행위로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여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칼을 든 행위 자체는 위험성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사정만으로 정당행위 성립을 부정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배치될 수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12616 판결).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판단되므로 이 판결로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대구·경북에서 비슷한 상황으로 조사를 받는다면
첫째, 상대방이 먼저 폭행하거나 흉기로 위협한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십시오. 다툼의 발단과 책임이 어디에 있었는지가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둘째, 다친 곳이 있다면 바로 진단서를 받고, 현장 사진과 깨지거나 던져진 물건 등을 보존하십시오.
셋째, 직접 112에 신고했다면 신고 시각과 통화 내용을 확보하십시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스스로 신고하고 추가 위협을 하지 않은 점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넷째,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무엇보다 안전한 곳으로 피하고 112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당행위는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흉기를 든 사정만으로 결론을 단정하지 말고 전체 경위를 빠짐없이 진술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대구경북전담센터는 폭행·협박 사건을 다툼의 경위, 대응의 정도, 신고와 사후 행동으로 나누어 검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흉기를 든 상대에게 칼을 들고 맞서면 특수협박인가요?›
구성요건에는 해당할 수 있지만,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선 수동적·소극적 행위라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건에서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4도12616 판결).
Q정당행위의 요건은 무엇인가요?›
동기와 목적의 정당성,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입니다. 이 요건들은 종합적으로 평가되고, 긴급성과 보충성은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뜻합니다.
Q특수협박의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형법 제284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이 도움이 되나요?›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고인이 직접 112에 신고해 수사기관의 해결을 요청했고 경찰이 올 때까지 추가 위협을 하지 않은 점을 정당행위 판단의 사정 가운데 하나로 들었습니다.
Q정당행위가 인정되면 그 행위가 옳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되거나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처벌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보았습니다.